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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욱-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

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
오영욱 지음 / 예담
나의 점수 : ★★★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에 이은 오기사 아저씨의 두 번째 책.

별 생각 없이 집어들어 산 책인데, 이 책을 읽는 과정은 양날의 검이다.

일단 크기도 만만치 않고 의외로 무겁다.

그리고 크기와 무게에 비해 무게감 없을 법한 내용과 성의 없이 보이는 스케치.
이상은 이 책을 보고 집어 든 내 친구의 짧은 변이었다. '1/3이면 한 권 만들겠구만.' 하면서 말이다.

나는 그에 대한 반론으로 내 놓은 게 '책 읽기의 한 가지 팁은 편집의 묘미잖아-.' 였다.

그렇다. 이 책의 대부분은 저자가 직접 스케치한 풍경과 누더기 사진, 그리고 짧은 생각들로 채워져 있다.

오롯이 그의 감성에 묻혀 읽기란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그런대로 지면 할애의 법칙에는 그의 단편적인 의식이 깔려 있다.

가볍기도 하고 무겁기도 한 우리네 고뇌처럼, 그의 책 역시 가볍기도 하면서 무겁기도 한 경험과 그 발로의 생각과

이런 저런 에피소드가 일어난 곳의 스케치가 함께 한다.


건축 분야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스케치 실력이 허접해 보이면서도 놓치면 아쉬울 것 같은 기운을 살포시 풍긴다.

전작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의 일상에 주력한 것이라면, 이번에는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참 많이도 다니셨다-_-)

찍은 사진과 짧은 노트와 스케치들이 가득하다. 정말 책을 내려 마음을 먹으면 이렇게도 낼 수 있겠구나 싶을 정도로

개인적인 소회라고 볼 수 있을 터이기도 하겠다만, 그의 여로를 통해서 내 삶의 일부를 되새겨볼 생각이 드는 걸 보니

헛되이 만들어지는 다른 책들과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는 높게 살만 한 장점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역시나 책을 집어드는 사람에 따라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쉽사리 높은 별점은 주지 못하겠다.

권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 가볍게 보기라면 역시나 좋을 법한 책이겠지만 말이다.

이 사람의 존재(?)를 알려준, 전직 건축 잡지 기자 친구 녀석은 지금 뭐하고 있을지 잠시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그 아이의 취미도 자신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 자리에서의 스케치였다.
 
한 번은 '대충 그린 듯 한데 멋있다' 라는 말에
 
'대충 그린 건 아닌데..'하며 말을 흐린 적이 있던 에피소드가 생각이 난다.
 
(스케치 실력이 허접하다는 취소해야?;;)

by AcidHouse | 2008/06/09 00:48 | 트랙백 | 덧글(5)

김홍희-방랑 / 박경일-내 카메라는 39.5 ℃

방랑
김홍희 글.사진 / 마음산책
나의 점수 : ★★★





나의 카메라는 39.5℃
박경일 글.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나의 점수 : ★★★





두 사진가의 다른 견해와 다른 시점과 다른 표현법.


김홍희 작가는 나름대로 업계(?)에서 유명한 사진가다. 그의 사진가 그룹도 있고.
FM2 조작 솜씨는 혀를 내두른다고 하니.. (한 번 보고 싶기도 하다. 수동기를 쓰면서 1초에 십 몇 컷을 찍는 솜씨란..)
'나는 사진이다-김홍희의 사진 노트'라는 책을 낼 때부터 알게 된 작가인데,
개인적으론 사진보다는 그의 사진에 담기는 감성과 시선에 부러움을 느낀다.
많은 경험을 했고 열심히 살았으며 자신의 위치만큼의 몫을 하는 작가인 것 같다.


책에는 전반적으로 담담하면서 가슴 저리는 그의 방랑의 변辯이 소박하게 담겨 있다.
몇 가지 와 닿는 구절이 있었는데, 개인적인 느낌이라 여기선 생략.
커피와 함께 해서 그런지 마지막 장을 읽고 덮을 때의 그 느낌은 방랑자의 뒷모습을 보는 것 같다는 찰나의 생각과 같았다.
가슴이 두근거리며 아련한 느낌. 오래된 사진에 덧붙여진 짧은 토막글과 에세이에 담긴 그의 과거.

박경일 작가는 패션 잡지를 떠넘겨 보다 몇 차례 들어본 적이 있는 느낌이다. (아쉽게도 사진은 없다;)
이 책을 고른 건 순전히 눈에 띄는 자극적인 제목 때문이었다.
열정을 대변한 온도이겠지만, 사람이 저 체온이면 사경을 헤멜 지경이다. (-_-)
제목만큼이나 열정적인 빨강으로 소제목의 background를 달아주는 쎈쓰.

이 이 역시 패션 사진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사람인데,
책의 처음부터 '나만 좋으면 그만' 이란 주조여서 살짝 미간을 찡그리게 된다.
후하게 평가할 면모도 물론 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그 모습.

쉬이 오고 가는 것이 명성이 아님을 알겠다. 미친듯 파고 들어 뭔가 통하게 되면
돕는 사람도 생기고, 스스로를 도울 수 있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제목의 차이에서 오는 내용의 차이는 고스란히 글을 타고 전해진다.
방랑하는 자의 담담한 태도와, 사경을 헤메는 온도의 카메라를 쓰는 열정의 패션 사진가가 갖는
정열적이고 자신만만하면서 자신만의 주조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방식.

모름지기 쉽게 얻고 쉽게 '뜰'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게 두 책을 읽으며 얻은 결론이다.
그리고, 사람은 어느 누구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신의 세상에 대한 시각에 대한 철학을 세워야 한다는 것.
내게 중요한 덕목은 중용과 사명감이었는데,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 두 책 덕분에
또 다른 중요한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수 있었다.

by AcidHouse | 2008/05/25 04:41 | Video, ..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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